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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뱅 재현' 양성자 빔 발사 성공···'신이 숨긴 입자' 힉스 찾을 가속기 가동

우주의 비밀을 찾으려는 인류의 노력이 큰 걸음을 내디뎠다. 유럽입자물리학연구소(CERN)는 '힉스 입자'를 찾기 위해 14년에 걸쳐 프랑스와 스위스 제네바 접경 지역에 건설한 대형 강입자가속기(LHC.Large Hadron Collider)를 10일 본격 가동했다. 이날 오전 9시36분 이 가속기에서 양성자 빔을 성공적으로 발사한 것. 지하 100m에 건설된 길이 27㎞의 원형 가속기 터널을 첫 양성자 빔이 한 바퀴 도는 데 걸린 시간은 52분. 그 순간 유럽입자물리학연구소의 컨트롤 센터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로베르 아이마르 사무총장 등 세계 각국의 과학자들은 일제히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이어 두 번째 양성자 빔이 발사됐다. 아이마르 사무총장은 "환상적인 순간이다. 우리는 이제 우주의 기원과 진화를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를 맞았다"고 말했다. CERN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위성방송과 인터넷 방송으로 9시간 동안 가속기의 가동 상황을 실시간 중계했다. 대형 강입자가속기는 인류의 기술력 범위 안에서 우주 대폭발(빅뱅) 직후의 상황을 가장 잘 재현하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강력한 장치다. 이날 가속기에서 서로 다른 방향으로 발사된 양성자 빔은 앞으로 빛과 가까운 속도로 서로 충돌하게 돼 있다. 가속기에서 빅뱅 당시 상황을 재현하는 것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세게 양성자를 충돌시킴으로써 빅뱅 당시 충돌 속도로 추론되는 1000만 분의 1초를 가속기 안에서 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기대했다. 대형 강입자가속기는 지구를 포함한 우주가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해답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우주는 산소나 수소.철 같은 금속이나 비금속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많은 물리학자가 모범 답안으로 꼽는 것은 17가지의 작은 소립자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런 내용을 담은 '소립자 표준 모형' 이론이 나온 이후 40년 동안 물리학자들은 16가지 입자를 모두 찾아냈다. 그러나 단 하나 기본 입자에 질량을 매개하는 역할을 한다는 입자 '힉스(Higgs Boson)'만 찾아내지 못했다. 힉스를 '신이 숨겨 놓은 입자'라고 하는 연유다. 대형 강입자가속기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힉스 입자를 찾는 것이다. 힉스 입자는 빅뱅 당시만 존재했을 뿐 지금은 사라지고 없다고 추정된다. 이 때문에 빅뱅 당시를 재현하려는 것이다. 힉스의 흔적을 찾는 것은 대형 강입자가속기의 '엘리스' '아틀라스' 등 거대한 4대의 검출기가 한다. LHC는 힉스 입자 탐색뿐 아니라 초대칭입자 4차원을 뛰어넘는 초 차원을 찾는 게 목적이다. 이 연구에는 고려대 박성근 교수 등 한국 과학자 57명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9000명에 가까운 과학자들이 참여했다. LHC에서 힉스를 발견하면 표준모형이 실험으로 입증되면서 우주 탄생의 비밀이 한 꺼풀 벗겨지게 된다. 표준모형을 만드는 데 결정적 공헌을 한 와인버그 박사와 글래쇼 박사 살람 박사는 1979년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힉스 입자 탐색 어떻게 하나 ▶대형 강입자가속기로 양성자 빔 광속에 가깝게 가속 ▶서로 반대 방향으로 가속된 양성자 빔끼리 충돌시킴 ▶양성자끼리 충돌해 깨지면서 나오는 입자들의 데이터 취합 ▶컴퓨터로 분석해 역으로 힉스가 나타났다 사라졌는지 추적 ※ 대형 강입자가속기 가동 뒤 몇 달 동안 정상 작동하는지 점검. 이후 3~4년 동안 힉스 탐색 실험.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2008-09-10

유럽가속기 연구소 20년 준비끝에 10일 가동…'우주 신비' 풀릴까, 최대규모 '빅뱅' 재현

우주 창조의 신비가 드디어 증명될 수 있을까. 우주 탄생을 설명하는 물리학계의 정설 '빅뱅'이론을 재현하는 실험이 10일 부터 가동된다. 이번 실험은 스위스와 프랑스 국경 인근 지하 100야드 깊이에서 파 들어간 17마일 길이의 터널에서 실시된다. 여기서 입자가속기로 두 입자 빔을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충돌시켜 대략 150억년 전으로 추정되는 빅뱅 직후의 상황을 연출할 예정이다. 이를위해 스위스 유럽가속기연구소(CERN)는 20년간 약 100억 스위스 프랑 (약 90억달러)을 투입했다. 이들은 우선 터널의 한쪽 끝에서 끝으로 입자 빔을 보내는 편도 실험을 거친 뒤 연말쯤 두 빔을 충돌시키며 서서히 빅뱅 당시와 비슷한 열과 에너지를 발생시킬 계획이다. 가속기에 달린 컴퓨터는 이때 발생하는 수억개의 입자를 분석하고 움직임을 포착하게 된다. 이 실험에는 20여개국 1만여명의 과학자들이 참여할 예정이며 '신의 입자'로 불리는 '힉스 소립자'의 존재가능성을 알아본다. 힉스 소립자는 1964년 물리학자 피터 힉스가 입자의 질량 증가를 설명함으로써 우주 창조의 미스터리를 풀 수 있는 증거로 내세운 물질이다. CERN의 로버트 아이머 소장은 "이 거대 입자가속기는 우주 창조에 대한 시각을 송두리째 바꾸기 위해 제작됐다"며 "이번 실험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든 인류에게 상당한 지식을 가져다 줄 것" 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세계 최대 입자가속기가 입자 파편들을 초고속으로 충돌시키고 섭씨 1조도가 넘는 온도를 조성함으로써 지구를 파괴할 수 있는 미니 블랙홀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물리학 연구소를 비롯해 CERN측은 "블랙홀이 생긴다고 해도 위협은 되지 않는다" 라며 이같은 주장을 일축시키고 있다. 정하연 기자hayone@koreadaily.com

2008-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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